플라툰 시스템 - 정말로 '주전 혹사'논란에 자유로운가? 오랄 싸커




축구경기를 보다보면, 되도록이면 베스트 스쿼드만을 고집하는 특정 감독들에 대한 걱정 및 비난도 눈에 들어온다.
(레X냅 감독이라든지, O닐 감독이라든지, 김X곤 감독이라든지..)

빡빡한 일정 속에서 체력안배를 위해 로테이션 멤버들을 활용하는게 더 효과적일거란 말도 솔깃하게 들린다.
이에 부합하는 전술, 플라툰 시스템은 정말로 더 효율적인 전술이 될 수 있을까?


플라툰 시프템 - 원래는 야구에서 온 용어지만, 요즘은 축구쪽에서도 자주 쓰이는 것 같다.

간단히 말하자면, 몇몇 핵심선수를 제외하고는
비슷한 기량 가진 선수들로 스쿼드를 채우고 무한로테 돌리는 선수운영방법이다.
이런 선수운영을 지향하는 대표적인 감독으로는 베니테즈 감독, 퍼거슨 감독이 있고,
K리그에서 이에 가까운 운영패턴을 보이는 감독이 포항의 황선홍 감독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론상으론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 같다 -
모든 선수들이 기량을 보여줄 기회가 열려있고,
모든 선수들이 그 기회를 잡으려고 (또는 놓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할 것이며,
결과적으론 모든 경기마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로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근데, 실제로 플라툰 시스템을 쓰는(또는 썼던) 팀들을 보면 재미있는게..
이런 팀들이 성공하려면, 앞서 말한 "몇몇 핵심선수"들의 활약이 전제조건인 경우가 많다.
베니테즈 시절의 리버풀에선 토레스/제라드/알론소의 중추라인이 그랬고,
맨유에선 루니(최근엔 스콜스도)가 그러하고,
작년의 포항에선 모따가 그러한 위치에 있었던 선수라고 생각한다.

내친김에, 이 '핵심선수'들이 부진했을 때, 또는 없었을 때의 상황을 예로 들어보겠다.

08-09시즌을 굉장한 기세로 마쳤던 리버풀은
알론소의 이적, 제라드의 부진, 후반기엔 토레스의 부상으로
09-10 시즌, 22년만에 최악의 성적인 7위를 기록했고, 베니테즈 감독은 시즌종료 직후 경질됐다.

이번시즌 개막전부터 첼시전까지 5경기 9골을 넣던 루니가 맨시티 충격패 이후 석달간 부진하면서,
맨유는 챔스 조별예선에서 탈락해버렸고 (그것도 제일 꿀조라고 평가받았던 조에서)
그나마 리그경기를 치차리토필 존스의 분투로 1-0승리로 꾸역꾸역 버틴게 전부였다.

2011 K리그 챔피언쉽 포항vs울산 경기에서
모따는 페널티킥을 실축한 이후, 정신적으로 울산의 페이스에 말려든 모습을 보였고,
포항은 그 경기 내내 공격 돌파구를 찾지 못하다가 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 모따가 가버리고 나서, 포항은 아사모아에 기댄 채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아사모아 혼자서 모따의 빈자리를 다 채우기엔 좀 벅찬 것 같다.)


이처럼 핵심선수들의 그날그날 경기력이 팀 전체의 경기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어떻게 생각하면 참으로 큰 위험성을 내재하고 있는 시스템이
현재 축구팀에서 쓰이고 있는 플라툰 시스템의 실체다.

기존 (로테 더럽게 안돌리는) 팀과 굳이 비교하자면,
기존 팀에서 주전 11명의 팀 기여도가 70~80% 정도라면,
위에서 예를 든, 플라툰 시스템을 돌리는 팀들은 2~3명의 핵심선수의 팀 기여도가 30~40%는 된다는 소리다.
'베스트 멤버에 기대지 않는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시스템에서,
오히려 특정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단 말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간단하다 - 핵심선수들 사이에서도 로테이션을 돌리는 방법
근데 이 해결책은 일반적으론 불가능하다. 그러려면 핵심선수 숫자를 늘려야 하는데 그럴 돈이 어디있다고..
게다가 저런 핵심선수들은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붙잡아두기가 엄청나게 어려운 존재들이다.
(툭하면 이적설 나오고, 그럴때마다 주급인상 요구하고 등등)
가려는 놈 잡기도 어려운데 추가영입이 가당키나 하겠는가..


결론은, 맨시티처럼 스타급 선수들로 로스터를 도배할 수 있을만한 재력이 없는 대부분의 팀에서는,
플라툰 시스템도 현실적으론 '주전 혹사'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거다.
따라서, 왠만한 실력과 충성심, 리더십을 갖춘 스타 플레이어를 앞세우지 않는 이상,
플라툰 시스템이 다른 선수운영방법에 비해서 딱히 메리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황선홍 감독도 너무 아사모아한테 모든걸 의존하지 말고
아사모아를 보완해줄 만한 선수를 마련하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지쿠가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의 여부가, 이번 시즌 포항 부활의 열쇠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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