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튼의 딜레마 - 전술 스타일 전환의 진통, 그리고 부족한 시간 오랄 싸커


챔피언십 팀들 하는거 보니까 대부분 롱볼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그리고 팀마다 그런 롱볼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공격수가 하나씩은 있다.
노리치의 그랜트 홀트나 스완지의 대니 그레이엄 정도 되는 기량의 공격수 말이다.
시즌 개막하고 첫 세 경기, 볼튼은 이 롱볼축구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게리 맥슨의 후임으로 온 코일 감독은 이 뻥축에 특화된 팀에서 자신의 색깔을 야심차게 도입했으며,
그 성과로 2010-2011 시즌, 볼튼은 보다 짧은 패스를 잘 활용하는 팀이 되었다.
기존에 있던 선수들은 현재 잿 나이트케빈 데이비스 빼곤 전부 방출된 상태고,
현재 볼튼 선수들은 롱볼보단 숏패스로 경기를 운영하는 데 익숙해져 있는 듯 하다.
빅샘 시절 그들의 상징이었던 전술이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그들의 약점이 되어버린 거다.

그렇다고 볼튼이 롱볼축구를 안하고 있냐고 물으면 그건 또 아니다.
그렇게 기술중심의 축구를 주입시킨 찰나에 키 플레이어들이 줄부상을 당한 지난 시즌,
기존 전술을 고집하다가 시즌 초반에 순위 바닥을 기게 된 후,
코일 감독은 시즌 중반부터 어쩔 수 없이 롱볼 전술로 회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변형된 전술이 지금 볼튼이 쓰고 있는 전술이다.

한 마디로 어정쩡하다는 거다.
선수들은 숏패스에 더 어울리는 선수들인데, 하는 짓은 롱볼이요,
그렇다고 현재 볼튼에 그 롱볼을 기회로 연결할 공격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케빈 데이비스는 2~3년 전에 비해 확실히 폼이 꺾인 상태고,
소델이나 아포베는 둘 다 21세 이하인 풋내기 공격수들이다.
결국 믿을 건 은곡인데.. 문제는 이 친구가 리버풀 시절의 원탑 전술에 특화된 공격수라는 거다.
이 선수를 제대로 활용하겠다는 건 케빈 데이비스를 포기하겠다는 소린데,
지난시즌 선덜랜드 이적설이 끊임없이 나온 선수를 기껏 잡아놓은 의미가 없어지는 선택이다.

뭐, 보통 이런 전술 변화에 따르는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주는지라,
여유를 갖고 기다리면 선수들이 적응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볼튼은 그렇게 기다릴 시간이 없다.
볼튼 선수들 대부분이 "눈 딱 감고 1년동안만 참자!"라는 일념으로 뛰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이적시장이 닫히진 않았지만,
볼튼은 강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주축 선수들이 전원 잔류하는 분위기다.
같은 강등팀인 블랙번과 울버햄튼의 에이스들이 죄다 이적한 거에 비하면 경이롭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거다.
하지만 이번시즌에 승격이 안되면 어떻게 될까..
감독은 경질될 거고, 선수들 사이에선 분명 불만이 나올거고, 이적요청도 나올 것이다.
최악의 경우는 이번시즌 끝으로 케빈 데이비스가 은퇴를 선언할 경우..
이렇게 되면 팀의 구심점도 목적도 잃어버린 볼튼은 사분오열 갈기갈기 찢어져버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볼튼은 이번 시즌에 반드시 승격을 해야 하고,
구단주인 필 가트사이드 씨도 코일 감독도, 이 사실을 자각하고 있다.


챔피언십에 맞지 않은 전술과 선수들에, 그들을 적응시킬 시간이 없다는 것.
그게 볼튼이 맞이하고 있는 큰 딜레마다.
이 중요한 시점에서 코일 감독이 좋은 선택을 할 거라고 믿는다.



덧글

  • 바라니바람 2012/09/04 11:25 # 답글

    이청용 선수는 구단 홈페이지 인터뷰에서 숏패스를 많이 활용해야 한다고 말하던데,
    확실히 요즘 연이은 패배의 원인이 애매한 전술에 있나 봅니다.
    감독, 선수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드라마를 보여줬으면 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 미스터 L 2012/09/04 14:06 #

    마지막으로 영입한 스피어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고 싶더군요.
    하지만 중계취소..ㅡㅅㅡ; 볼튼 사이트에서 돈내고 봐야 될 상황이네요..
  • 바라니바람 2012/09/04 18:00 #

    볼튼 홈페이지에서 문자중계는 하던데, 스피어링은 깔끔하게 움직인다고 평가하더군요.
    15일 경기가 과연 중계가 될 지 의문입니다만, 저도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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